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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끝났지만, 여성의 침묵은 끝나지 않았다

실패 위의 울부짖음 1부 1화 / 1940년대: 전쟁과 해방 속, 남자는 살아남아야 했고 여자는 침묵해야 했다 “남자는 살아남아야 했고, 여자는 침묵해야 했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했던 시대가 있었다." 그게 1940년대다. 남자는 전쟁에 끌려가 죽지 않고 돌아오길 바랐고, 여자는 그저 조용히 살아남았다. 폭탄보다 무서운 건 ‘침묵하라’는 명령이었다. 일본의 식민통치는 신체만 억압한 게 아니다. 여성의 말, 감정, 욕망조차 ‘없었던 것’처럼 지워졌다. 당시 여성은 선택권이 없었다. 결혼은 거래였고, 출산은 국가를 위한 복무였다. "딸 낳으면 죄인 같다." 그 말은 당시 현실이었다. 여자의 입은 닫혀 있었고, 남자의 귀는 전쟁 소리로 먹먹했다. 침묵은 순종이었고, 순종은 생존이었다. "하지 ..

〈실패 위의 울부짖음〉을 시작하며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까. 사실 이 이야기,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먼저 말해야 했던 내용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시작한다. 이 시리즈의 목적은 분명하다. 남녀를 싸움 붙이려는 게 아니다.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일방적으로 규정하려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 반대의 길을 간다. 관계란 책임이고, 역할은 조율의 대상이며 사랑은 결국 의무라는 걸 잊지 않기 위해서다. 왜 우리는 부부관계만큼은 책임에서 자주 빠질까? 직장에서는 사정을 말하고, 친구와 살 때는 집안일을 나누면서도 왜 결혼 안에서는 다르게 행동할까? 그건 단순하다. 부부라는 관계만큼은 사랑이라는 단어에 숨으면 의무와 책임이 사라지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환상을 멈춰야 한다. 사랑이란 ‘느낌’이 아니라 ‘지속하려는 ..

프롤로그 2025.06.19